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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정쩡한' 결론, "교육청 정말 유감스럽네요!"
'어정쩡한' 결론, "교육청 정말 유감스럽네요!"
  • 윤철수 기자
  • 승인 2010.10.29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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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교육청 징계위 '연기' 결론에, 속타는 교사
고의숙 교사 '깊은 한숨'...김명훈 교사 "정말 착찹합니다"

오후 3시 시작된 제주특별자치도 교육청 징계위원회의 정당후원 교사 2명에 대한 징계여부 논의는 오후 6시를 넘어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오후 6시 40분께, 회의장 문이 열리고 징계위원회 위원들이 빠져나오면서 대기하고 있던 전교조 교사들과 시민단체 회원, 도의원 등에 둘러싸이자 회의결과를 잠깐 언급했다.

결론은 '별도 기일을 정해 다시 회의를 열기로 했다'는 것이다. 법원판결 이후에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나중에 상황을 봐 가면서 결정을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결정이 발표되자 회의장 밖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던 교사들은 '안도' 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김상진 전교조 제주지부장이 농성장 주변에 있던 사람들을 급하게 불러모았다.

"정말 애매모호한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오늘 비록 결론은 내리지 않았지만, 징계위의 결정은 일주일이 됐든, 한달이 됐든, 분위기가 잠잠해지면 법원 판결 이전에 언제든지 회의를 열고 징계결정을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집니다."

그는 "매우 유감스럽다"며 징계위의 소극적 결정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는 "어쨌든 이날 징계위원회가 징계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은 '법원판결 후 징계조치하라'는 교사와 도의원, 도민들의 한결같은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이며, 이러한 결실이 일단 연기조치로 이어지게 했다"고 나름대로의 의미를 설명했다.

한켠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징계위원회에 회부 당사자인 고의숙 교사.

시종 불안한 마음에 천막농성장 앞 광장에 서서 결과를 기다리던 그는 결과가 나오자 "정말 애매모호한 결정"이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고 교사는 "법적 논쟁을 떠나, 민선 교육자치시대를 열겠다고 하는 교육청당국이 교육과학기술부의 방침을 그대로 수용하려 하는 모습에서 정말 회의감을 느낀다"면서 "하루 빨리 이 문제가 매듭되고,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00초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을 맡고 있다. 이번 일로 학부모들이 크게 걱정하며 '징계연기'에 동참하고 있다고 했다.

또다른 징계위원회 회부대상자인 김명훈 교사.

징계위 회의가 열리는 내내 어린 두 자녀가 그와 함께 했다. 결론이 나오자 그 역시 허탈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착찹한 심경"이라고 운을 뗀 그는 "예상은 했는데, 기한을 정하지 않고 연기하는 것은 상황이 변하면 언제든지 징계를 강행하겠다는 것"이라며 "공동대책위원회 차원에서 '법원 판결 후 징계조치'라는 확답을 받아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항의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현장을 함께 했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강경식 의원과 이석문 의원, 김영심 의원은 "오늘 결정이 매우 아쉽다"며 확실한 판단을 하지 않은 징계에 불만을 표출했다.

상황을 정리하며, 김상진 지부장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천막농성의 지속적 운영여부는 교사.공무원 공동대책위원회 회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 문제와 관련해,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전체 의원인 40명, 제주출신 3명의 국회의원을 비롯해 시민단체, 노동계 인사 264명, 제주도내 초.중.고교 교사 2047명이 "법원 판결이 날 때까지 징계를 연기하라"는 탄원서를 냈다.

교육청이 교과부의 '엄명'을 그대로 따르며 징계수순을 밟을 것인지, 아니면 법원의 판결 후 징계조치를 할 것인지, 제주도교육청의 태도는 여전히 "애매모호"하기만 하다. <미디어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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