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5 17:37 (목)
아는만큼 보인다
아는만큼 보인다
  • 문창성
  • 승인 2010.10.27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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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문창성 / 서귀포시 성산읍 주무관

요즘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우리 여자축구 대표팀은 지난 8월 '2010 FIFA U-20 여자 월드컵'에서 3위에 오르는 쾌거를 거둔데 이어, 9월 '2010 FIFA U-17 여자 월드컵'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놀라운 성적을 거둔 여자축구 대표팀을 보면서 자랑스럽다는 자부심과 함께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태극낭자들이 기대이상의 선전을 함으로써 대회자체가 온 국민의 이슈가 되었고 모두가 관심을 가졌던 여자 월드컵 대회이긴 했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여자축구 경기 관람은커녕 여자축구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았던 내가 TV중계와 관련기사들을 찾아보는 것을 보며 여자축구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알고 있는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을 보니 더욱 관심과 애착이 가는 것이다.

내가 여자축구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지난 1월 성산읍으로 오게 되면서 우리나라 여자축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성산읍으로 동계전지훈련을 온 중.고.대학.실업 여자축구팀에 경기장, 의료서비스 등의 지원업무를 하면서 그녀들의 땀과 노력, 그리고 수준 높은 경기력을 눈앞에서 볼 수 있었다. 남자축구 못지않은 열정과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여자축구와 더더욱 가까워진 것은 지난 5월이었다. 15일간 성산읍을 뜨겁게 달궜던 제18회 여왕기 전국 여자축구대회를 치르면서 만났던 한국여자축구연맹 관계자들, 초.중.고.대학 선수들, 그들을 응원하기 위해 멀리서 찾아온 팬들의 여자축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보면서 우리의 관심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무관심했던 나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한국여자축구에 대한 희망을 느낄 수 있었던 대회였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조선 정조시대의 문장가인 유한준이 남긴 글이다. 여자축구에 대한 작은 인연과 관심이 나의 안목과 태도에 변화를 주는 것을 보며 이 글을 다시 되새길 수 있었다.

다른 일상사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우리가 좀더 관심을 가지고 주위를 돌아본다면 그 동안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인다. 사람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그 사람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남이 보지 못하는 그만의 장점과 그가 요구하는 것들을 잘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김춘수의 시 '꽃'에서도 관심의 중요성이 나타나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무언가에 관심을 가질 때 비로소 그것이 나에게 어떤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는 뜻이다. 이제 무언가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의미를 부여해보는 것을 어떨까?

그동안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여자축구와 같은 스포츠는 물론 우리사회의 소외된 부분을 되돌아보고 관심을 가지는 역량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어려운 곳을 살피며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화목하고 따뜻한 세상이 될 것은 분명하다.

<문창성 / 서귀포시 성산읍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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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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