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당국의 일방적인 배짱 튕기기냐, 사유 재산권 행사에 따른 공익의 침해냐, 논란을 불러일으키던 제주시 삼성혈 인근 H호텔과 P회관 앞에 설치됐던 경계펜스가 철거 수순을 밟고있다.

제주시에 따르면 이도1동 소재 H호텔과 P회관의 소유주인 L교육재단과 협의를 추진한 결과, 토지매수에 관한 입장차이를 좁혔다고 22일 밝혔다.

빠른 시일내에 제주시가 구체적인 매수계획을 결정, L재단측에 통보하면 인도부분의 일부 경계표식을 철거하기로 약속한 것. 차도부분의 경계표식은 토지매수가 이뤄지면 철거된다.

보상액은 L재단이 추천한 감정평가사 1인과 제주시가 추천한 감정평가사 1인을 동시에 투입해 도출된 평가결과에 따라 산정한다.

제주시는 "내년부터 2012년까지 해당토지를 점차적으로 매수해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 L재단 관계자 "토지매수...약 20억원 예상"

이와 관련해 L재단 관계자는 미디어제주와의 전화통화에서 "제주시에서 협의를 하자고 제의가 와서 제주시청을 방문하고,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야기가 오갔다"며 "누구 잘잘못 따지다가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 때문에 빨리 해결하자는 취지로 협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펜스가 일부만 철거되는 것에 대해 "일단 인도와 연결되는 경계가 사라지면 시민들의 보행에는 불편함이 없을 것"이라며 "토지매수가 원만하게 이뤄진다면 그 외 경계펜스 관리는 제주시의 뜻에 따르겠다"고 설명했다.

토지매수와 관련해서는 "13년전 토지매수 요구액인 20억원선을 생각하고 있다"며 "제주시는 14억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 앞으로 평가결과에 따른 산술평균치가 나와야 협의가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 제주시는 지난8일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13년전 L재단측은 토지보상금으로 약 67억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그는 "토지보상 논의가 이뤄지는 초기에 H호텔측에서 그렇게 요구한 것은 맞다"며 "하지만 보상문제가 재단측으로 넘어왔을때는 20억원선이 합리적인 가격이라 생각해 재산정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IMF를 맞으면서 합의 자체가 무산됐지만 현재 13년전과 동일한 토지보상금을 요구하는 것은 별다른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냈다.

한편 지난 7일 경계펜스가 설치되면서 보행의 불편함을 초래하던 삼성로 일대 보행로는 제주시와 L재단의 토지매수 협상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아 불거진 문제다.

제주시의 이번 행보는 예산문제로 토지구입의 난색을 표하다가, L재단의 극약처방에 뒤늦게 대처방안을 마련한 모양새를 띄고있다.<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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