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군기지 입지 재선정을 위한 후보지별 마을의견 수렴이 19일로 마무리됐다.

제2 후보지 대상이었던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1리, 그리고 안덕면 화순.사계리 모두 "해군기지 유치를 안한다"는 최종 방침으로 결론은 났다.

이에따라 결국 후보지 수용여부에 대한 '공'은 서귀포시 강정마을로 다시 넘어가게 됐다.

지난 8월 자체 주민투표를 통해 '입지 재선정 절차 후 후보지가 없으면 조건부 수용'이란 제안서를 채택했던 강정마을 주민들은 다시 고민에 휩쌓였다.

우려했던게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사실 이 제안을 제시할 때만 하더라도 마을별 종합발전계획을 인센티브로 한 해군기지 유치제안에 대해 후보지 마을별 활발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 과정에서 대안적 모색을 해보자는 것이 강정마을 주민들의 뜻이었다.

그러나 결론은 너무 싱겁게 끝났다.

후보지 마을별 확실한 보상내용 등이 제시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마을총회 차원의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해군기지 유치 여부 결정은 개발위원회 혹은 마을 대표자 회의 차원에서 회의를 통해 이뤄졌고,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 '거절'로 귀결됐다.

이러한 결론이 도출된 시점에서, 강정마을의 최초 제안서 내용대로라면, 액면 그대로 현재의 결과를  받아들일 경우 '조건부 수용'을 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강정마을, 입지 재선정 의견수렴 결과 수용여부 '고심'

강정마을 내부에서는 의견수렴 절차가 모두 끝난 19일 현재까지도 이 결과를 수용할지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3개 마을이 마을총회 없이 해군기지 수용을 거부한 데 대해 당초 강정마을이 내걸었던 제안서의 조건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대세적이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반대투쟁으로 나서자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정마을회는 결론적으로 이달말쯤 주민총회를 열어 조건부 수용을 할 것인지, 반대투쟁을 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강동균 회장 "주민총회 한다면 결사항전이냐, 수용이냐 두가지 밖에 없다"

강동균 강정마을회 회장은 "지금 주민들의 대다수 의견은 제주도에서 노력한 것은 알고 있지만 우리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확실히 이행이 되지 않은 것은 사실 아니냐는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후보지 마을에서) 주민총회까지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 절차가 지켜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결국 우리가 제안한 것에 대한 '이행 불충분'이고, 이로 인해 현재 마을분위기가 조금 냉랭하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만약 우리의 제안서가 주민총회를 통해 부결된 것이라면 당연히 수용해야 겠지만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의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주민총회를 통해 다시한번 물어보는 과정을 거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견수렴 과정에서 후보지 마을에서 주민총회를 하지 않은 문제와 더불어, 해당마을에 대한 발전계획 등 확실한 보상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던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강 회장은 "마을총회에서는 2가지 입장 밖에 없는데, 결사항전으로 가느냐, 수용하느냐, 이 두가지 밖에 없다"면서 "만약 수용을 한다고 하더라도 확실한 보상이 돼야 한다는게 주민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황용남 제주특별자치도 해군기지 갈등해소추진단장은 19일 미디어제주와의 전화통화에서 "의견수렴 절차가 오늘로 모두 끝이 났으나, 이의 내용은 며칠 여유를 두고 강정마을에 보내겠다"면서 "강정마을의 입장이 정리되면 도의회 및 주민들과 지속적인 협의를 가져나가면서 향후 방향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디어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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