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을 상대로 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국정감사가 마무리됐다.

국감에서는 제주도 감사위원회의 일선 학교 직접 감사 결정에 따른 감사위와 제주도교육청 간 '감사권 갈등'이 도마에 올랐다. 또 전국 16개 시.도지사협의회에서 논의됐던 '일반자치와 교육자치 일원화'도 화두로 떠올랐다.

학원교습 시간 조정 조례안, 수준별 이동수업 평가, 학원강사 채용 시 성범죄 조회 여부 등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약 2시간30분에 이어진 국감에서 양성언 교육감은 준비해 간 제주도교육청의 입장을 국회의원들에게 전달했다.

감사권 갈등에 대해서는 "일선 학교에 감사위와 교육청의 이중 감사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감사위와 협의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시.도지사협의회가 일반자치와 교육자치 일원화을 위해 현행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는 것을 논의한데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재확인시켰다.

지난 8대 도의회에서 자동폐기된 '학원교습 시간 조정 조례안'과 관련해서는 학생 건강과 사교육비 절감 등을 위해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어쨌든 이것으로 올해 국감은 마무리됐다.

제주도교육청 내부에서는 '무난하게 잘 넘겼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 국감을 잘 마쳤다는 내부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번에 국감을 무난하게 마친 이유는 교육청당국의 행정업무에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었을까?

문제가 없었다기 보다는, 감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 큰 이유였을 것이다.

대체적으로 국회의원들의 질의가 '무뎠다'는 평이다. 질의가 무딜 수 밖에 없었던 이유로는 우선, 국정감사에 소요된 시간.

제주도교육청을 포함해 전남도교육청, 광주시교육청 등 3곳을 2시간30분 가량에 걸쳐 국감을 진행하다보니 교육청 한 곳당 많아야 50분 정도 할애됐을터다.

그 50분을 의원 개개인으로 쪼개면 의원 1명당 질의할 수 있는 가지 수는 현저히 줄어들 수 밖에 없다.

1년 간 추진된 정책과 추진해나갈 정책, 교육청 내.외의 문제 등을 한시간도 되지 않는 시간 안에 충분히 묻고 답할 수 있었을까?

국감에 앞선 국회의원들의 준비도 미흡했다. 모 의원은 제주도에서 최근 이슈로 떠오른 '감사권 갈등'조차 모르고 있었다.

국감 당일 모 의원 보좌관은 "그런 일이 있었느냐"며 되레 정보를 물어올 정도였다. 국회의원들이 제주 교육 현안에 대해 깊이 들여다 보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모든 요소들이 작용해 이번 제주도교육청에 대한 국감은 '무난하게' 마무리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다음달에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사무감사라는 관문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행정사무감사는 이번 국감처럼 그리 쉽지 않을 것이란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국감을 마치고 교육청 당국이 시원스레 웃을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미디어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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