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8세대라는 말이 쓰이던 때가 있었다. 13세부터 18세까지의 청소년들을 부르던 용어였다.

이 나이대 청소년들은 사춘기에 접어들며 신경이 곤두서있을 수 있으므로, 용어가 쓰일 당시 통제할 것은 통제하되 보장해줄 수 있는 범위까지의 자유는 보장해주자는 분위기가 형성됐었다.

시대는 변해, 이제 618세대라는 용어가 종종 들려온다. 초등학교 입학부터 고등학교 졸업까지를 모두 아우르는 이 나이대의 학생들도 그들의 인권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는 의미의 용어다.

또 조기교육, 높은 교육열 등의 영향으로 예전의 13살 청소년들이 알만한 정보와 지식들을 이제는 6살 어린 아이들도 안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아는 것이 많아져서 일까. 그만큼 학생들이 신경쓸 일도 많아지고 고민할 거리도 많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현재 제주 교육계에는 학생들이 신경쓰는 일이 해결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조언해줄 수 있는 '멘토'가 부족하기만 하다.

1대 2135. 제주도내 초.중.고등학교에서 상담을 전문적으로 하는 상담교사 1명이 담당해야 하는 학생수가 2135명이라는 수치다.

상담교사 수는 인턴교사를 포함해 모두 46명으로 집계됐다. 제주도내 총 학생수는 9만8223명이다.

이 학생들 가운데 전문적인 상담을 필요로 하는 학생이 얼마나 될지는 파악할 수 없지만, 수치상으로만 봤을때 1대 2135라는 수치가 나온다. 학생들에 대한 '일대일' 상담은 거의 불가능한 셈이다.

상담교사가 아닌 일선 교사라 할지라도 인생 선배로서 상담이 가능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상담의 진정성과 깊이에 있어서는 물음표가 따른다.

특정 사안에 대해 전문성이 깃든 상담과, 인생 경험을 토대로 한 상담은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정한 '정원 수'로 인해 제주의 상담교사 증원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상담교사가 늘어나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렇다고 해 증원만을 기다려서는 안된다.

일선 교사들로 하여금 상담교사 과정 등을 이수토록 해 전문성을 높이는 방법도 고안해볼 수 있다. 교과부에서 정원을 늘려주길 기다리기만 하는 것은 미련한 처사다.

문제는 또 있다. 취재 과정 중 알게된 몇몇의 학생들은 자신의 학교에 상담교사가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그 학생들이 상담할 필요가 없어서 모른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는 '상담교사' 존재에 대해 학교 측의 홍보나 권장이 미흡했다는 것을 반증한다.

상담교사가 많고 적고를 떠나, 필요한 학생들이 언제든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알려야 한다.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 갈곳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학생들이 있어서는 안된다.

탈선의 길에 들어선 학생이 나중에 가서야 "그때 선생님이 내 고민을 들어줬더라면..."하는 푸념을 교사에게 털어놓더라도 그때는 이미 늦는다. 교육 당국은 그때가서 뭐라고 변명할텐가?

학생들에 대한 보다 심도있고 전문성을 띈 상담 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하다. 또한 학생들로 하여금 언제든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올 수 있도록 학교 측의 배려와 홍보가 뒤따라야 한다. <미디어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조승원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