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16:27 (금)
'따분한' 성교육..."외운다고 되나요?"
'따분한' 성교육..."외운다고 되나요?"
  • 조승원 기자
  • 승인 2010.10.07 17:01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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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사회 변화속도 못 따라가는 성교육, 효과 '의문'
초등학교 5-6학년만 '성교육' 과목 운영...저학년은?

한 초등학교 교실. 6학년 남녀 학생들이 한데 어우러져 성교육에 눈과 귀를 집중하고 있다.

교육에서는 파워포인트와 빔프로젝터를 이용해 사춘기의 정신적.신체적 변화에 대한 자기 이해와 조절, 궁금증 해소, 내 몸의 소중함 알기 등에 대한 내용이 다뤄지고 있다.

어린 학생들에게 바른 성 인식을 심어준다는데서 초등학교에서의 성교육은 그 어느 시기보다 중요하다.

지난 5일 음악 교습소에 침입한 괴한에 의해 발생한 어린이 성추행 사건과 관련, 괴한을 응당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긴 하나, 어린이로 하여금 성에 대한 인식이 확실히 인식되도록 학교 차원의 성교육이 이뤄졌더라면 피해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실상 초등학교에서는 제대로운 성교육이 이뤄지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 초등학교 성교육, 5-6학년만 '보건 과목' 다뤄...저학년은?

7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정규 교과과정 차원의 성교육이 포함된 '보건' 과목은  학교보건법에 따라 고학년인 5-6학년에만 한정돼 있다.

5-6학년 학생들은 보건교사의 지도 아래 저학년 학생보다 심층적인 성교육을 받고 있다.

반면 1-4학년의 저학년 학생들에게는 보건 과목이 따로 없다. 저학년의 경우 담임교사의 지도로 교과과정과 연계한 성교육을 받고 있다.

즉, 국어나 과학, 도덕 등의 과목 중간중간에 '성'과 관련된 요소가 있으면 그 부분만을 추출해 재량활동 및 특별활동 시간에 교육을 받는 것이다.

교육 시간은 모든 학년을 공통으로 학년당 10시간씩으로 규정돼 있다.

한 초등학교의 보건교사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두를 더하면 60시간인데,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동안 방학을 제외한 거의 모든 달마다 성교육을 받고 있는 셈"이라며 성교육 시간은 충분하다고 했다.

그렇지만 어린 학생들도 언제든 성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교과과정 운영은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초등학생 3학년 자녀를 둔 N씨는 "한 주 간 계획표에도 성교육에 대한 내용은 없어서 안받고 있는줄만 알았지 이런 식으로 되고 있는지는 미처 몰랐다"면서 "그런데 어린 아이들도 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는데 왜 따로 구분해서 성교육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성교육이 외운다고 되나요? 따분해요"

교육의 내용이나 질은 어떨까? 제주도교육청은 성희롱 방지 대책, 성범죄에 대한 법률적 자료 등이 수록된 자료를 만들어 각 학교에 보급하며 성교육 내실화를 꾀하고 있다.

또 여성가족부가 제작한 아동 성폭력 매뉴얼을 공문화시켜 각 학교에서 매뉴얼대로 행동할 수 있도록 지시 및 점검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듯 보인다. "성교육 시간은 따분해요. 똑같은 소리만 하고...성교육이 외운다고 되나요?" 초등학교 5학년 J군의 말이다.

김명선 전교조 제주지부 수석 부지부장은 "학교에서 이뤄지는 성교육은 전반적인 교육이라기 보다는 신체기관 등에 대한 교육이 주를 이루며 학생들이 딱딱하다고 느낄 수 있다"며 "성교육이 예전에 정체돼 있으면서 급변하고 있는 사회나 환경을 따라가지 못하는 불일치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초등학교 교사 K씨는 "성교육 프로그램이 다양해지고 재미있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직까지도 모든 것을 털어놓고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인터넷이나 TV를 통해 아이들이 얻는 정보가 워낙 많아 아이들마다 받아들이는 정보의 정도에도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 "성교육 담당 '보건교사' 부족도 문제"

성교육을 담당하는 보건교사 수가 부족하다는 문제도 여전하다.

제주도내 초등학교의 경우 105개교(국립 교대부설초 제외) 중 35개교에만 보건교사가 배치돼 있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한 보건교사는 "교육 수시나 프로그램 내용을 떠나 가장 보완이 시급한 부분이 보건교사의 수"라며 "보건교사가 있는 학교는 나은 편이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는 담임 교사가 성교육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보건교사 증원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보건교사의 정원을 늘려달라고 건의하는데, 국가공무원 정원이 정해져 있어 쉽지 않다"며 "교사를 늘리면 일반 공무원을 줄이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올바른 성 인식을 갖고 성장해야 할 초등학생들. 그들의 성교육을 도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이들에 대한 완전한 '안전 보장'은 멀게만 보인다.

아이들의 정보력을 따라갈 수 있고 시대 상황에 맞춘 성교육, 그리고 효율적인 학교 교과과정의 운영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디어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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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2010-11-10 10:32:21
진정으로 더 나은 사회를 바란다면 가정에서 부모와 학교 담임교사부터 주변 모든 사람들이 함께 책임의식을 가지고 아이들 하나하나가 정말 궁금하고 필요한 것을 표현하고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이영희 2010-11-10 10:27:54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나요? 성교육은 한 사람의 생애 전반에 관련된 것이고 인성교육이나 생활교육과 따로 떼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은 어디까지나 책임소재를 쉽게 두기위함일뿐

이영희 2010-11-10 10:25:08
어린이, 청소년 관련 성범죄가 발생하면 여지없이 나오는 얘기가 바로 성교육인데 우리 사회가 아직은 성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하면서 성교육은 왜 학교에서 전문가에 의해 체계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