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5 15:34 (목)
'골초' 학생이라니...교육청은 보고만 있을텐가?
'골초' 학생이라니...교육청은 보고만 있을텐가?
  • 조승원 기자
  • 승인 2010.10.02 10: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e-취재파일] 학생 금연 위한 교육계 특단의 대책 필요

2000년대 초 혹은 1990년대 말로 기억한다. TV 드라마에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됐다.

미디어를 통해 흡연 장면이 노출되면서 청소년들의 흡연을 부추긴다는 이유와, 금연을 권장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든다는 조치였다.

물론 요즘도 TV에서는 흡연 장면이 보이지 않는다. 영화에서는 간혹 볼 수 있지만, 이마저도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판정을 받는다. 이처럼 TV, 영화 등이 흡연 장면을 최대한 배제하는 사회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길을 가다보면 "담배 한 갑만 뚫어주세요(사다주세요)"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청소년들로부터 이같은 부탁을 받아본 경험이 있다. '아직 학생이 무슨 담배냐'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하지만 담배 한 갑 사다주는 게 뭐 그리 대수냐는 식의 반응에 어안이 벙벙했던 씁쓸한 경험이었다.

교육과학기술부 자료에 따르면 매일 담배를 피우는 '골초' 학생들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의 경우 2005년 2.9%에서 2006년 4.4%, 2007년 4.6%, 2008년 6.5%로 해마다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담배를 처음 피우는 연령도 낮아져 평균 중학교 1학년 때 담배를 처음 접한 것으로 확인됐다.

담배 구입 경험률도 높아져 2005년 54.6%에서 2006년 62.2%, 2007년 61%, 2008년 68.9%로 4년 새 약 14% 가량 급증했다. 호기심에 한 두 개피 몰래 피우는 정도가 아니라, 항상 소지하고 다니며 피우는 학생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교과부가 4년 간 전국 중.고생 8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조사 결과가 이정도라면 실상은 통계치보다 훨씬 심각할 것이 분명하다.

학생 흡연율을 줄이기 위해 경찰이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빠르게 증가하는 흡연율을 따라잡기엔 한 발 늦는 듯하다.

제주도교육청도 금연캠프, 흡연예방 중점적용학교 지정 운영, 학교 교사 대상 금연 지도자 교육, 흡연예방 담당자 초청 직무 교육 등을 통해 흡연율 줄이기에 애쓰고 있다. 일선 학교에 흡연예방 교육지원비 50만원을 투입해 금연 교육자료 구입, 강사 초빙 등에 쓰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흡연율이 거꾸로 늘고 있다는 것은, 소극적인 금연 정책의 '약발'이 더이상 받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한창 자라는 시기에 담배를 피우는 것은 정상적인 성장에 방해가 되고, 어른이 된 후에도 암이나 성인병 발병을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일단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청소년은 어른보다 빠른 속도로 니코틴에 중독돼 그만큼 끊기도 어렵다고 설명한다.

청소년 건강을 진정으로 걱정한다면 가정은 물론, 교육계, 지역사회가 모두 청소년 흡연율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 함께 해야 한다.

특히 제주도교육청과 일선 학교가 특단의 금연 프로그램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청소년들에게서 그들만의 풋풋하고 순수한 내음이 아닌, 담배 냄새가 나서는 안된다. <미디어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