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5 17:37 (목)
'민망한' 외국인 배려, "흉내만 냈을 뿐이고?"
'민망한' 외국인 배려, "흉내만 냈을 뿐이고?"
  • 박성우 기자
  • 승인 2010.09.30 15:03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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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시외버스터미널 노선안내 정보의 '색다른 표기법'?
타이틀은 '영어표기', 버스노선 안내 지명은 '순 한글판'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제주특별자치도가 이들을 위한 편의제공에 나서고 있다.

포커스는 이들이 제주에 머무는 동안 불편함없이 관광하고 이동하며, 쇼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자는 것.

외국인 관광객 중 가장 큰 점유율을 보이는 중국 관광객을 위해서는, 제주시 중앙로 지하상가 등에는 통역 안내원까지 배치돼 운영되고 있다. 중국인을 위한 전용식당 건립까지도 생각하고 있다.

외국인관광객 200만명 유치라는 거대한 목표를 제시한 민선 5기 도정이 출범한 후 환대 분위기 면에서는 뭔가 달라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진정 외국인 관광객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세심한 배려'가 이뤄지고 있을까 하는 점에 있어서는 아직도 부족함이 너무 커 보인다.

하루아침에 확 달라질 수는 없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인 교통정보 안내에서 조차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한 거점 길목이라 할 수 있는 제주시 시외버스터미널.

이곳은 올해 2월 건물 외벽 리모델링을 통해 산뜻하게 새단장됐다. 물론 내부는 종전 그대로의 '칙칙한' 모습이지만, 건물 외부를 새단장함 속에서 많은 개선의 노력을 할 수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취재진이 29일과 30일 이틀간 이곳을 찾은 결과 외국인을 배려하는 마음은 너무나 적어보였다.

# 버스운행 노선 안내판, "타이틀은 영어 전용, 내용은 한글 전용"

동회선과 서회선 매표소로 나눠진 두켠의 공간.

두 곳 모두 매표소 상단 외벽에는 버스운행 노선 및 버스 정류소 명칭이 빼곡하게 써넣은 안내판이 내걸려 있다.

이 안내판의 타이틀 명칭은 "JEJU Intercity Bus Routes"라고 적혀 있다. 국제자유도시의 강한 이미지를 주기 위함이라는 듯, 한글 제목을 빼고 순 영문표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아이러니한 것은 안내판 타이틀이 영문표기로 돼 있으면서도, 버스정류소가 있는 지역별 명칭은 순 한글로만 빼곡하게 적혀 있다는 것이다.

고유명사인 지역명은 외국인에게 더없이 어렵게 다가갈 수 있어, 한글 지역명칭 아래 작게나마 영문표기를 해줄법도 한데, 어디를 찾아보아도 타이틀 외에는 영어표기가 단 한군데도 들어가 있지 않았다.

심지어 버스정류소 중간중간의 주요 관광지 지점에는 굵은 표시로 돼 있으나 이 역시 한글표기만 돼 있을 뿐이었다.

이 안내판에서 영문표기는 안내판의 타이틀과 현재 위치를 설명하는 "Here"라는 표시 뿐이다.

버스운행 노선을 찾는 외국인들이 가장 주요하게 보는 것이 자신이 가려고 하는 목적지 명칭인데, 타이틀은 영문표기, 내용은 한글표기의 '어색한 조화'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버스요금 타이틀은 영어 병기..."새로 만든 안내판이 왜 이래?"

또다른 안내표지판인 '버스요금'과 '운행시간' 표지판도 마찬가지.

이 표지판의 타이틀은 한글과 영어 병용 표기돼 있었다.

버스요금 표지에는 한글 표기와 함께 큼직하게 "Bus Fare"라는 영문 타이틀이 적혀있다.

그러나 요금표 옆에 기재된 지역명은 모두 한글로만 돼 있다. 비록 타이틀에는 영문표기가 이뤄졌다고 하나 내용에서는 외국인들이 쉽게 다가서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버스운행시간 표시에 있어서는 순 한글판이다.

"JEJU Intercity Bus Routes"와 "Bus Fare" 등과 같은 타이틀은 친절하게(?) 영문으로 표기해 놓았지만, 내용은 한글 전용판이어서 마치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놀림'을 주는 느낌을 갖게 한다.

문제는 이 안내판들이 오래전부터 있어온 것이 아니라 건물을 새단장하면서 새롭게 만들었다는데 있다.

예산을 들여 안내판을 제작하면서, 왜 영어표기에 있어서는 유독 '타이틀'에만 포커스를 맞췄는지, 보는 이를 의아스럽게 하고 있다.

사설관광지 등에서도 안내표지판마다 영어는 물론 중국어와 일본어를 함께 표기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곳 시외버스터미널의 안내판은 많은 아쉬움을 갖게 한다.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주요 외래어가 표기된 작은 안내 리플릿이라도 배치가 됐다면 어땠을까 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 중국 관광객 오면 '속수무책'...무인관광안내시스템 일부기기는 '고장

터미널을 찾아오는 외국인들의 간단한 의사소통은 매표소 직원이 돕고 있다.

그러나 간단한 영어를 사용할뿐 중국이나 일본 관광객들이 오면 속수무책이고, 영어를 사용하는 이들이라 해도 궁금증을 풀어주기란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다.

터미널 내부 한 켠에는 무인관광안내시스템이 설치됐으나 평소 버스를 기다리는 일반 시민들의 웹서핑 용도로 이용되기 일쑤다. 일부 기기는 이마저도 고장난 채 방치돼 있었다.

어두운 조명과 부실한 건물 내부의 외형적 초라함은 그렇다 하더라도,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배려의 아쉬움이 큰 시외버스 터미널.

이곳에서 나타난 외국인에 대한 배려의 정도. 혹 국제자유도시 제주의 현주소가 아닐까? <미디어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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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2011-01-30 16:3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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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1 2010-10-06 18:22:47
어떻게 사람이 생각을 하면서 살아야지 어 큰글자만 글자니!!!!!

좋은지적 2010-09-30 21:38:09
타이틀은 그럴듯하고 내용은 전임도정과 같은
제기랄

소연 2010-09-30 20:31:01
터미널리모델링은 예술인과 건축가라는 사람들이 돈벌이만을 위해 조잡하게 만들었다는 느낌. 얼마나 비용이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정말로 제주를 위하는 마음으로 했다면 이런식의 일은 하지 않았으리라본다.

박덕배 어린이 2010-09-30 17:16:37
타이틀은 영문표기, 내용은 한글표기,
결국 외국인보고 여행기간동안 한글 잽싸게 배우란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