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유치제안에 위미리 '거절'...화순-사계 "곧 입장 정리"
서귀포시 강정마을이 다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제주해군기지 입지 재선정을 위한 새로운 후보지에 대한 주민의견 수렴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후보지 마을 중 한곳이었던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1리가 가장 먼저 '거절'이란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위미1리는 28일 저녁 마을 자생단체장 등 13명의 마을 대표들이 참여한 가운데 연석회의를 갖고 주민의견 수렴절차를 통해 제주해군기지 유치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요청에 대해 협의했으나, 참석자 전원 일치로 이 제안을 거절키로 뜻을 모았다.
김정범 위미1리장은 회의가 끝난 후 미디어제주와의 전화통화에서 "2007년 제주해군기지 관련 마을 임시총회에서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한 만큼 이번 해군기지 유치제안에 대해서도 거절키로 결정했다"며 "이 결과를 조만간 제주도에 정식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안된 2개 지역 중 1곳이 '거절'이란 단호한 입장으로 정리됨에 따라, 이제 입지재선정 문제는 안덕면 화순리와 사계리로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안덕면 지역의 경우 화순리와 사계리 2개 마을 모두가 찬성입장을 밝혀야 유치신청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유치신청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화순리의 경우 28일 임원회의를 가졌으나 이 자리에서는 어떠한 결론도 내리지 않았다.
다만, 앞으로 역대 이장 회의, 화순해양산업발전 추진위원회 등을 거친 후 다시한번 임원회의를 열기로 했다.
사계리도 이번주 중 임원회의를 갖고 이 문제의 처리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안덕지역에서 유치제안에 거절할 경우 상황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강정마을회가 자체 주민투표를 통해 입지 재선정 절차를 밟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해 수건부 수용 결정을 내린지 두달여만에, 후보지는 다시 강정마을로 귀착되는 묘한 상황으로 흐를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당국이 입지 재선정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할 때만 하더라도 일부 후보지역에서는 해군기지 유치여부를 놓고 마을 내 상당한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막상 유치 제안 공문이 후보지 마을에 전달된 후 기운은 냉랭했다. 마을 대표자 중심으로 해 논의들이 있을 뿐, 논의 열기는 그다지 달아오르지 못했다.
강정마을 주민들이 최초 제안했던 유치여부를 묻는 후보지역의 마을총회는 아예 열리지도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강정마을 주민들이 다시 술렁거리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후보지 마을별로 마을총회를 통해 전체 주민들의 의견에 부쳐 결정을 해주길 원했으나, 실제 논의는 매우 차분한 가운데 대표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황용남 제주특별자치도 해군기지 갈등해소추진단장은 "전체 주민들의 뜻을 모아 유치여부를 결정해달라는 요청은 했으나, 마을별 임시총회를 하라 말라 강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주민의견 수렴을 통해 유치여부에 답해달라는 공문이 모두 발송된 만큼, 마을별 논의상황을 일단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후보지 마을의 유치신청 여부 결정 기간은 10월20일까지로 돼 있으나 지금과 같은 분위기로 볼 때 내달 중순께에는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입지 재선정 절차는 밟았지만, 일련의 분위기에 강정마을 주민들은 또다시 깊은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미디어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두달 늦추고 모두수용해야 하는 최악의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