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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마라도 태양광'..."장식용이었나?"
멈춰선 '마라도 태양광'..."장식용이었나?"
  • 김두영 기자
  • 승인 2010.09.28 0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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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26억원 투입 마라도 태양광 2년 넘게 방치, 왜?
주민들 "처음부터 고장", 서귀포시 "예산없어 못고친 것...수리하면 멀쩡"

막대한 예산을 들여 설치된 국토최남단 제주 마라도 지역의 태양광 자가발전시설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한채 장기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마라도에 태양광 발전시설과 디젤발전시설이 포함된 자가발전시설이 들어선 것은 지난 2005년 11월.
 
그러나 도입 초기부터 자가발전시설 중 태양광 발전시설은 축전지 등에서 이상이 발생했다.

이러한 문제로 태양광 발전시설을 통한 전력생산량은 당초 예상했던 1일 150KW의 절반 수준인 75KW에 그쳤다. 마을 내 전력 공급량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으로, 실효성 자체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급기야 지난 2008년 7월에는 낙뢰로 인해 태양광발전시설의 인버터 모니터 등이 고장나면서 태양광 발전시설의 가동은 전면 중단됐다.

문제는 고장난지 2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 수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

현재 연평균 9000만원 가량의 유지비를 투입, 200KW급과 120KW급의 디젤발전기 2대를 교대로 가동하면서 마라도 주민들에게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시설은 그대로 방치된 상태다.

서귀포시는 올해 이 태양광 시설의 수리를 위해 예산 5억원을 확보, 현재 고장난 인버터 모니터와 낡은 축전지 등의 교체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마을주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처음부터 있던 문제를 수정하지 않고 부분적 수리만 하면 무슨 소용이냐는 것이다.

#. 주민들 "주먹구구식 수리로 정상 가동 되겠나?"

마라도의 한 주민은 27일 미디어제주와의 통화에서 "태양광 발전시설은 당시 도입 초기부터 이상이 생겨 지금까지 제대로 가동한번 해보지 못했다"면서 "5억원을 투입해 수리한다고 했지만 부분적으로 수리한다고 해서 처음부터 문제가 있던 발전기가 제대로 가동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시설은 축전지에 전기를 모아 공급하는 방식인데 그 축전지의 용량이 부족해 전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다"면서 "얼마 전 기술자들이 태양광 발전시설을 점검하고 갔는데 고장난 모니터와 축전지 등을 교환한다고 해도 100% 정상가동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처음시설부터 문제가 있었는데 총체적으로 점검 한번 제대로 해보지 않고 고장이 났다고 판단되는 부분만 교체하는 주먹구구식 수리를 필요없다"면서 답답하다는 심정을 내비쳤다.

그는 서귀포시가 마라도 태양광 발전시설의 정확한 점검을 통해 문제점을 먼저 파악하고 이를 전면적으로 보수해 줄 것을 요청했다.

#. 서귀포시 "처음에는 정상 가동됐다...수리하면 문제없다"

하지만, 서귀포시 관계자의 입장은 다르다.

마라도 자가발전시설을 담당하는 한 공무원은 "현재 마라도 태양광 발전시설 수리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내년 2월까지 수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라도의 태양광 발전시설은 가동을 하던 중 지난 2008년 7월 낙뢰로 인해 인버터 모니터가 고장나서 가동을 멈췄으며, 현재 이를 교체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처음 가동할 때에는 정상적이었다는 주장이다. 그는 "2008년 낙뢰피해를 입을 때까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었으나, 지난 2007년부터 골프카트와 전기제품 증가로 인해 마라도 전력 소비량이 증가했기 때문에 주민들이 그렇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시설에 사용되는 인버터 모니터는 미국 회사에서 수입한 제품이어서 준비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다, 고장 수리를 위한 예산이 올해 4월에야 배정됐기 때문에 지금까지 수리하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태양광 발전시설의 축전지 용량이 부족한 이유와 관련해서는, "2006년 시설할 당시 예산부족으로 수명이 짧은 축전지를 사용했기 때문"이라며 "내년 2월에는 축전지 교체를 비롯해 수리가 모두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 최남단 마라도의 청정환경 유지를 위해 도입한 태양광 시설.

무려 26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고장난 시설을 수년간 방치하면서 행정당국에 대한 주민들의 미덥지 못한 마음은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미디어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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