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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껑충 뛴 물가'..."걱정할 것 있나요?"
'껑충 뛴 물가'..."걱정할 것 있나요?"
  • 박성우 기자
  • 승인 2010.09.24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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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취재파일]'프로 주부'들의 추석맞이 시장풍경..."이 정도는 돼야!"

야채 값이며 과일 값이며 올랐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막상 시장에 나와서야 실감이 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몇백원 단위로 팔던 무나 감자가 올해는 몇천원 단위로 계산이 된다.

여러가지 필요한 물품들을 꼼꼼히 사가면 6~7만원선에서 해결되던 것이 올해는 아끼고 아껴써도 10만원을 훌쩍 넘긴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한가위만 같아야' 할 추석을 위해 지갑을 여는 손길이 썩 개운치는 않다.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20일 동문재래시장을 찾아왔던 주부들의 모습. 물가가 올라도 너무 치솟았다며 저마다의 사정을 하소연했다.

그러나 어머니이자 아내, 딸이자 며느리인 주부들은 경제한파 따위가 무색케 종횡무진했다.

추석상 차리기가 어디 한 두해랴. 저마다의 노하우로 높은 물가와의 승부를 벌였다.

재래시장을 선택한 것 부터가 이같은 이유다.

물품들을 일괄적으로 진열한 대형마트가 편하기는 편하다. 하지만 직접 발품을 팔아 싼 곳을 찾아내거나 흥정을 위해 너스레를 놓기도 하는 재래시장이 이들의 수완을 발휘할 수 있는 진짜 무대다.

청과물상에서 만난 한 주부는 시장 입구에서 개당 1300원에 팔던 사과가 크기나 맛도 비슷한데 여기서는 800원에 샀다며 자랑했다.

그는 "모르는 사람들이나 마트가 더 싸다고 하지 알만한 사람들은 다들 시장을 찾아온다"며 한 수 톡톡히 가르쳐줬다.

추석 차례상에는 결코 빠질 수 없는 과일. 올해는 짖궂은 날씨 탓에 물량도 적고, 가격도 덩달아 뛰었다. 그러다보니 값 비싼 햇과일은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구매 물량을 조절하면 그만이다. 한 주부는 배를 3개만 집어들며 "(돌아가신)우리 아버님 드릴 것만 딱 샀어요."라고 말했다.

가족들이 함께 즐기기 위한 대체 디저트로는 '밤'이 선택됐다. 봉투에 가득 담긴 '밤' 또한 명절 분위기를 한껏 자아냈다.

주 메뉴를 값 비싼 고기 대신 '수산물'을 선택하는 경우도 종종 눈에 띄었다.

도드라지게 가격이 뛴 야채나 고기값에 비해 수산물의 가격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면서 많은 주부들이 어물전으로 몰려왔다.

고깃국이야 따로 올라간다해도 메인메뉴로 선택되는 싱싱한 오징어나 생선 또한 풍요로운 명절상의 주인공으로 손색이 없다.

유난히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올 추석 '명절나기'. '울상'을 짓는 주부들의 모습을 담아볼까 했지만 헛수고였다. 대신 연륜속에서 묻어나는 여유로움이 물씬 풍기는 시장풍경이었다.

또 우리네 어머니들의 보이지 않는 수고와 헌신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모습이었다.

올해도 풍성한 추석을 지냈다면? 이들에 의한 것이었을테다. <미디어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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