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4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밤도 아니고 낮도 아닌 - 김혜나, 「청귤」 팝콘 혹은 녹차 찾아보면 그 시간을 부르는 옛말이 문화권마다 꽤 있다. 인디언들은 ‘개와 늑대의 시간’, 프랑스에서는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이라는 말로 황혼을 부르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일본에서는 황혼이나 새벽 무렵을 이 세상 것이 아닌 것을 만날지도 모른다 하여 때로 ‘귀신의 시간’이라고 부르기도 했다.소설은 테헤란로를 지나쳐 역삼역으로 이어지는 강남대로의 한밤중을 그와 같이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한낮처럼 밝고, 정장을 입은 사람들은 혈액 속의 혈구들처럼 어디론가 끊임 미디어칼럼 | 최다의 | 2020-06-18 09:38 <브이 포 벤데타>와 『숨은 밤』 팝콘 혹은 녹차 제임스 맥티그 감독의 (2005)는 독재와 혁명의 이야기이다. 영화는 전형적인 가상의 독재 국가와 그것에 맞서는 전형적인 혁명가 캐릭터를 내세워 한결 같은 메시지(통제와 저항)를 전달하는 직설적인 화법을 취한다. 선악과 피아가 명쾌하게 나뉘는 단순함은 미학적으로는 실패에 가깝지만 대중영화로서는 가타부타 불편하게 생각할 거리가 없는 통쾌한 미덕이 된다. 설령 혁명가 ‘브이’가 파괴와 혼란을 이용해 대중을 선동한다는 점에서 독재자 서틀러와 동전의 양면처럼 닮아 있다고 해도, 대중의 지지와 관객의 미디어칼럼 | 최다의 | 2020-05-19 17:20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와 「카이사르의 순무」 팝콘 혹은 녹차 피터 웨버 감독의 (2003)은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실존 인물과 실재하는 작품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17세기 네덜란드 풍속을 담아낸 화면과 푸줏간의 핏물이며 걸레질하는 비눗물 냄새로 숨이 턱턱 막히는 분위기 또한 생생하지만 이 이야기는 분명한 픽션이다. 줄거리를 대략 요약하면 미술적인 재능을 타고났지만 그걸 펼칠 기회는 갖지 못한 그리트가 생계를 위해 델프트의 화가 베르메르의 집에 하녀로 취직하고, 장인적인 고집 탓에 작업이 자꾸만 미뤄져 파산 위기에 놓인 베르메르는 그녀의 미감 미디어칼럼 | 최다의 | 2020-04-16 17:56 <케이크 메이커>와 「너무 한낮의 연애」 팝콘 혹은 녹차 좀 엉뚱한 얘기지만 오피르 라울 그라이저의 (2017)를 보고 받은 첫인상은 ‘음식들이 맛있어보인다’는 것이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주인공 토마스는 파티셰이고, 영화는 빵 반죽을 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한다. 토마스가 굽는 쿠키나 케이크 외에도 영화상에는 이런저런 음식들과 그것을 먹는 장면이 조명되지만 이는 인물들의 사회상이나 계급성을 환기하기 위한 관습적인 연출과는 무관하다. 영화는 말하고자 하는 것을 명백하게 드러내지 않는, 아주 민감한 부위 어딘가를 살짝 간질이는 미묘함으로 가득 차 있다 미디어칼럼 | 최다의 | 2020-03-13 09:20 처음처음1끝끝